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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7시부터 딸~딸~딸 거리며 경운기가 집으로 들어온다.
여울이네가 논에 물이 말라서 우리 연못 물을 양수기로 논에 좀 퍼 올리잖다.
지금이 나락들이 한참 물을 많이 먹는시기라서 논 바닥에 갈라져 있으니
그럴 수 밖에 없다.
벼 낱 알들이 요즘 한참 수분을 머금어야 한 톨의 쌀로 만들어지니까
농사짓는 사람으로서는 자기 목 마른 것 보다 더 갈증이 나는게 당연하다.
어리연 대충 건져내고 호스를 연못에 밀어넣고 두시간 정도 퍼 올리니
여울이네 논 큰 또가리는 다 찼지만 밑에 작은 또가리는 내일 또 퍼기로 했다.
오늘 다 퍼 내면 연못의 고기들이 목 말라 죽을까봐...
아침부터 안개가 자욱하니 흐려있드니만 양수기로 연못 물 퍼 낸지
두시간도 채 안돼 소낙비가 한 참을 쏟아진다.
퍼 낸 물 양 만큼은 안되지만 목마름은 충분히 추길 수 있었는데....
벼나 사람이나 목이 타 들어가는 그 심정이야 누구보다도 내가
잘 알고 있기에 양수기로 사정없이 해갈시켜 주었다.
그 목 마름은 그리움에 지쳐 본 사람만이 아는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