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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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촌일기 ..... 952.

혜 촌 2008. 8. 4.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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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신세 비슷한 배가 완전한 자유를 누리면서 익어간다.

 

가꾸고 보살피고 농약치고 해서 통채로 봉지에 갇혀있는

일반 과수원의 배들과는 달리 자연 그대로 방치(?)해 둔

배 나무에도 저렇게 열매는 익어간다.

그리움 처럼....

 

그래도 저놈 곁에는 사마귀라도 한 놈이 와서 어슬렁 거리며

함께 놀아주고 있지만....

 

배 나무 세 그루 있는 거 자라는데로 그대로 키우면서

열매도 봉지없이 그대로 두었는데 그래도 저렇게 나름대로

달려서 익어가는 모습이 안쓰럽기도 하지만 어쩌면 배 나무에게는

가장 편하고 좋은게 아닐까....싶다.

 

이왕 키우는 거 약은 안치더라도 봉지에라도 싸서 제대로 굵어지기를

바라고 기다리기도 해 봤었지만 결과는 그놈이나 그놈이나

따 먹는데는 별 차이가 없었다.

 

그래도 너댓개, 저래도 대여섯개....

약을 안치니 자꾸 중간에 떨어져 버리고 끝까지 남아있는 놈이

귀한데 귀해서 그런지 야생으로 살아남은 생존력의 탓인지

맛 하나는 일품이다.

 

초야에 묻혀 꾸밈없이 사는 내 모습이나 주인은 있어도

사랑을 못 받는 배나무나 외롭기는 마찬가지다.

기다리는 선녀는 어느 하늘에서 떠 도는 구름과 입맞춤하고 노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