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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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촌일기 ..... 950.

혜 촌 2008. 8. 2.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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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낮 12시에 집에서 출발해서 남해 다랑이 마을에 도착하니 저녁 7시다.

고속도로인지 주차장인지 구분이 안 되는 인내와의 전쟁으로 시작된 휴가는

밤 1시에 다시 돌아 온 산촌에서 끝 났다.ㅎ

 

점심도 쫄쫄 굶고 이산가족 상봉하듯 겨우 만난 처형집 일행들은

백사장에서 거창하게 삼겹살에 장어구이로 저녁을 먹고 있었지만

반가움은 뒷전이고 고픈 배 채우기에 목숨을 걸었다.

 

아들 딸, 며느리 사위에 손자까지 거느린 형님이 밥이 목구멍을

채 넘어 가기도전에 "임서방! 너거 농장에 가자"한다.

아무래도 아랫사람들 노는데 같이 있기가 많이 불편한거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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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1시가 넘어 다시 돌아 온 산촌에서 "어~ 시원하다!"를 연발하며

어린애 같이 좋아하는 형님을 보니 마음이 편하긴 한데 휴가라고 나섰다가

하룻밤도 못 보내고 다시 원 위치되는 내 신세가 묘~ 하다.

 

새벽같이 일어 나 풋고추 따고 정구지 베고 가지따고...

보따리 보따리 묶어놓고는 원두막에서 마늘깐다고 둘러 앉았다.

드러누운 사람이 행님이고 가운데가 집 사람, 오른쪽이 처형인데

그림 좋다.ㅎ

 

나가면 고생이라는 옛 말도 있지만 휴가라고 나서는 자체가

잘못이다.

모두가 부러워 하는 이 좋은 산촌을 두고...

 

시원한 바다가 보이는 팬션의 풍경도 좋았긴 한데 농장아래 개울에

오늘은 차가 10대나 와서는 진을 치는걸 보면  이 산촌의 값어치를 

나만 너무 몰랐는지 등잔밑이 어두운건지 모르겠다.

 

이렇게 휴가를 보내는것에 또 하나의 의미를 둔다.

인생은 어차피 휴가중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