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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장아래 개울에선 비로 불어 난 물 놀이를 즐기는 피서객들이
신나게 노는 소리가 들리지만 텅 빈 내 원두막 옆에는
갓 피어 난 오이꽃이 예쁘다.
내일이 둘째 놈 생일이라고 밥이나 같이 먹게 대충 챙겨서
내려 오라는 집사람 전화에 이것저것 챙기는데 비 온 뒤라 그런지
땅에서 열기가 푹푹 올라온다.
어젯밤에 열렸던 분교 총 동창회의 노래자랑 열기는 저리가라다.ㅎ
몇 해 전부터 휴가철마다 농장을 빌려 달라는 지인들의 요청을
뿌리치고 나니 조용하고 자유스러워 좋긴한데 주말이나 휴일에
농장이 텅 빈 것 같은 느낌은 별로다.
그렇다고 애나 어른없이 밭 고랑, 연못 할 것 없이 분잡스럽게
쏘다니고 집안의 물건들도 간혹 없어지는 그런일을 다시 겪고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
생색이라도 내듯이 몇푼 던져주고가는 청소비(?) 보다는
내 작은 영토를 내 몸처럼 아끼고 싶은 마음과 언제라도 준비 된
공간으로 남겨놓고 싶어서이다.
정말 내가 마음으로 맞이해야 할 인연을 기다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