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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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촌일기 ..... 925

혜 촌 2008. 7. 5.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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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관 앞에 메꽃이 수줍은 모습으로 하늘에 오른다.

능소화 줄기를 옥상에 올리려고 메어 둔 줄을 마치 전세라도 낸 양

신나게 타고 오른다.

 

하긴 잡초 뽑는 내 손을 용케 피해서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았으니

죽으라고 도망을 가는건지 아니면 선녀같이 청초한 모습으로

날 꼬셔서 살아 남으려는지는 모르지만 예쁘다.

 

도시의 어느 한 귀퉁에 태어났어면 귀한 꽃 대접을 받을텐데

산촌에 태어 난 잘못으로 사정없이 뽑히는 잡초대접 받는게 억울하겠지만

어쩌랴...지 운명인것을.

 

나 역시 도시에 죽치고 있었어면 잡초대접 받을텐데 산촌에 들어 와

어설픈 농사 흉네라도 내고있으니 선녀라도 기다리지 언관생심

가당키나 한 일인가.....

 

하늘 두레박 끈을 잡고있는 선녀같은 메꽃이 핀 산촌에는

잡초가 꽃이되고 꽃이 잡초가 되기도 하는 마법의 시간이 흐른다.

간절한 꿈이 이루어지는 길목이 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