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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혀있던 산수를 뚫고나니 시원하고 맑은 물은 콸콸 흘러 내리는데
가슴에 막혀있는 엉어리는 풀리질 않고 그대로 있다.
비 온 뒤끝이라 알몸으로 땡볕을 받아드리는 대지의 열기가
처음 사랑하는 숫 총각의 거친 숨소리 마냥 혼신을 토해내는
오늘 같은 날은 시간을 정지시킨체 기다림으로 채워야 한다.
어설픈 몸 짓으로 몇포기의 잡초와 씨름하다간 이유도 모른체
엉어리 진 가슴이 터져 버릴지도 모르겠기에....
마당입구 돌 탑 옆에 혼자 피어 난 하늘말나리 꽃에서도
짙은 외로움과 간절한 기다림이 느껴지는 건 산촌의 고독이
한계에 다달았음인지 또 한번 뛰어 넘어가야 할 일상의 고개마루인지....
해그름이나 되어야 이것저것 일상을 챙기며 나는 존재의 가치를 찾고
채소들에겐 애잔한 내 사랑을 전해줄텐데 저녁노을이나 아름답게
보였으면 좋겠다.
내 삶의 석양도 아름다운 노을로 꾸미고 싶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