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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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촌일기 ..... 914.

혜 촌 2008. 6. 24.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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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운 손님이 오시려나....

화단의 나리꽃 한 송이가 예쁘게 피어났다.

 

싼드그리한 날씨라 일 하기는 좋은데 가만히 있으면 춥다.

열무 뽑고 난 고랑과 여름무우 고랑에 잡초가 너무 많아 일일히

다 뽑기는 그렇고 낫으로 처삼촌 벌초하듯 대충만 후려 쳐 놓아도

밭이 훤 하다.

 

이왕 나선김에 열무씨앗 다시 뿌리고 총각김치용 무우씨앗을

뿌리고나니 속이 후련하다

지금 이렇게 고생 해 놓으면 여름 한 철 푸성귀는 걱정없다.

 

3호놈이 어지간히 돌아다녔는지 오늘은 집에 돌아오긴 왔는데

그냥 안 오고 지 애인(?)을 데리고 왔다가 나한테 들켰다.

3호야! 하고 부르니 애인은 총알같이 도망을 가는데도

3호는 순순히 내게온다.

 

잽싸게 줄에 묶어서 집 뒤편 개 집에다 매어놓는데 얼마나

진을 뺐는지 몰골이 영 말이 아니다.

그런데도 이별이 아쉬웠던지 애인을 데리고 오는 거 보면

사람이나 짐승이나 사랑에는 다 약한가 보다.

 

근신 좀 하라고 집뒤에 묶어주었는데도 조용한 걸 보니 제딴에는

좀 쉬고 싶은 것 같은데 저놈도 나 닮아 벌써 늙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