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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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촌일기 ..... 910.

혜 촌 2008. 6. 20.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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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사람이 가리느까 내 고추맛을 알아가지고 날마다 먹는다.

전에는 어쩌다 먹긴 먹어도 맵나 안 맵나를 따지고 반응도

영 별로였는데 이제사 내 고추의 진미를 알았는지 맛있다고 난리다.

 

그게 다 저 아삭이 고추놈 덕분이다.

크기도 굵게 잘 자라는데다 생각보다 맛이 엄청 뛰어나다.

고추향에다 아삭한 그 속살 씹히는 맛에다 뒷 맛 까지 들큰하니

고추를 별로 좋아하지않던 집사람도 좋아 할 수 밖에....

 

일반 고추보다 배나 더 큰 저놈들이 제 무게를 이기지 못해

약한 바람에도  비스듬히 옆으로 자꾸 누워버려서 포기마다

고정줄에다 묶어 주었다.

 

크기와 맛도 좋지만 끝임없이 새 고추를 만들어내는 게 은근히

탐이나서 사람고추도 소모품처럼 한번 사용하고 없어지면

다시 새 고추를 만들어 낸다면 어떨까...싶다.

 

아마 난리가 날 것 같다.

안 따 먹은 고추가 없어져 버렸으니 도둑 맞았다고.....ㅎ

 

선녀 기다리는 것도 지쳐서 무료한 산촌에 혼자 있으려니

별 알라같은 공상이 다 떠 올라 피식 웃는다.

 

그래도 만약 그렇게 될 수 만 있다면.....

 

#.친절한 사투리 설명: "가리느까" = 뒤늦게,  "알라" = 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