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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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촌일기 ..... 907.

혜 촌 2008. 6. 17.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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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녀에게서 향기가 난다면 아마 이 향기 일 것이다.

말로 표현하기 힘든 달콤하면서도 가슴속까지 파고드는 꽃 향기속에

금은화로도 불리는 인동초 술을 담궜다.

 

맛도 맛이지만 향기는 담은 술 중에서는 가장 뛰어난 인동초 술은

누구에게나 인기가 있어 항상 가장 먼저 고갈돼 버리는데

원두막 옆에있는 꽃만 따니 한 병 분량밖에 안되서 우선 그놈들만 담궜다.

 

해마다 철마다 과일주와 꽃 술을 담궈두긴 하지만 한번 제대로

마셔 볼 기회가 거의없어 술 담구는 것도 별 재미가 없다.

 

혼자는 여간해서 안 마시지 어쩌다 손님이 와서 어울려야

자랑삼아 내 놓고 마시는데 그 손님이 기다리는 내 마음하고는

영 딴판이다.

 

가믐에 콩 나듯 어쩌다 한번 들려도 가져 온 차 때문에 술을 못 마신다지

같이 한잔하고 자고 가라면 이핑게 저핑게로 미꾸라지 처럼

빠져 달아나니 자연히 술이 남아 돌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콧베기만 보여주고 휭~하니 가버리는 사람에게

들려서 보내기는 만든 정성이 아깝고.....

 

천상의 향기를 풍기는 인동초 꽃 술을 함께 마실 선녀가 올해는

반드시 나타 나 줄꺼라는 철석같은 믿음이 이루어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