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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순하고 소박하며 예쁜 강낭콩 꽃이 기다리는 선녀의 모습같다.
금방이라도 비가 내릴 것 같이 잔뜩 찌푸린 날씨에 착찹한 기온이
마음마져 움추려들게 만든다.
그래도 이런날이 풀 뽑는데는 최고의 조건이라 아침부터 밭 고랑을
헤메고 다니며 잡초와의 이별전쟁을 치루고 있다.
부추랑 고추랑 야콘이랑 데이트 하며....
몇 포기 안 남은 상추고랑에도 새 씨앗을 또 뿌렸다.
지금이라도 뿌려 두어야 한 여름 휴가 때 원두막에서 삼결살
깔판으로 맛있게 먹을 수 있기에.
어느 님이 오실지도 모르지만 막연한 기다림과 희망으로....
인스탄트 식품처럼 금방 조리해서 내놓을게 아무것도 없는 산촌에선
제철에 나는 푸성귀라도 이렇게 미리 씨앗을 뿌려놓고 가꾸어야
제 때에 제 맛을 내는 음식을 대접 할 수가 있다.
그렇게 길들여진지도 벌써 강산이 변했으니 미리 준비하고
기다리는데는 이력이 나 있을만도 한데 아직도 미숙하고
서툰 걸 보면 마음의 땟국이 덜 씻겨졌나 보다.
아님 세월의 흔적이 너무 많이 눌어 붙었든지....
강낭콩 꽃 처럼 예쁜 선녀가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