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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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촌일기 ..... 903.

혜 촌 2008. 6. 12.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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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이 온통 피 투성이처럼 됐다.

비탈진 언덕이라 미끄러지지 않을려고 내딴에는 조심한다고

살살 작업을 했는데 결과는 이렇게 되고 말았다.

 

조금만 세게 쥐어도 터져버리고 가지끝에 메달린 놈들은

한손으로 가지를 당겨서 따야하는 열악한 환경에서도

집사람 젖꼭지보다 더 통실한 놈들을 보니 눈이 뒤집힌다.

선녀 것 보다는 못하겠지만....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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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맣게 잘 익은 오디가 뽕나무에 주렁주렁 매달려 유혹하는 바람에

정신없이 따다가 우연히 손바닥을 보고는 깜짝 놀랐다. 

 

잘 익은 오디즙이 손바닥에 묻어 흘러내리는걸 상처가나서

피범벅이 된 것으로 오인을 한 것이다.

놀라긴 하였지만 오디즙이 흐를정도로 잘 익은 오디를 따고있다는

그 기분은 아는사람만이 아는 산촌의 즐거움이다.

 

입술이 잉크빛으로 떡칠을 하도록 줏어먹고도 오디주 한 병

담궐 분량은 충분한데 남아있는 오디를 더 딸까 말까 생각중이다.

 

두견주에 산매실주, 국화주, 삼지구엽초, 칡술등 다양한 종류의

담근 술들이 임자를 못 만나 그대로 선반에서 잠자고있기 때문이다.

오지도않는 선녀줄려고 술만 담구는 내 모양이 처량도 하고....

 

선녀는 마지못해 붙들려 있다가 기회만 되면 제 마음데로 떠나던데

차라리 우렁각시나 기다려 볼까?

언제라도 내가 필요할 때 나타나서 밥 해 주고 빨래 해 주고....ㅎ 

 

시도 때도없이 자라는 잡초보다 내 망상이 더 잘 자라는 걸 보니

언제 철이들지 아득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