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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그치고 나니 파란 하늘이 티 없이 맑다.
봄의 양수를 마신 호두나무의 새 순도 하늘로 향하고....
이틀동안 내린 봄 비가 생각보다 많이와서 하루 정도는 지나야
밭 고랑에 들어 갈 수 있을 정도로 땅이 질어 아무것도 못 하게 생겼다.
비 온다고 빼 먹고, 땅 질다고 빼 먹고 이러다 언제 고추고랑 만들지 걱정이다.
날이 새자마자 창가로 동네 할머니들 목소리가 두런두런 들렸는 걸 보면
비 온 뒤 훌쩍 자라있을 야생 두릅들은 이미 물 건너 갔을테니까
울타리에 있는 내 두릅이나 챙기고 행여 선녀가 오실까봐 길 옆을
장식하며 마지막 정열을 불 태우고 있는 진달래 꽃잎이나 따다가
두견주나 만들어야 겠다.
봄비로 목욕하고 맑은 햇살로 말리운 진달래의 애절한 그리움이 녹아 내릴
두견주에 내 소중한 마음도 함께 들어있음을 몇이나 알아줄까....
기다려 온 시간에 비해서 너무나 짧게 느껴지는 봄
그 봄 속에서 길을 찾아야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