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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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촌일기 ..... 863.

혜 촌 2008. 4. 16.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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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줍은 진달래 연분홍 꽃 잎이 농장 들어오는 길섶에 가득하다.

 

다른 곳 보다는 한참을 늦게 이제서야 피어나서 봄 비로 몸 단장하고 

행여 오실지도 모르는 선녀를 하염없이 기다리는 진달래의 분홍 빛 마음이 애처롭다.

 

비가 내리는 날이면 옛날 "블루벨즈"가 불렀던 "열 두냥 짜리 인생"이라는

노래가 생각난다.

"에헤이~에 헤이~ 엥헤이~"로 시작하던 그 노래가사에

"비 오는 날이면 공 치는 날 이고 공 치는 날이면 님 보러간다~"는 구절이

오늘같은 날에는 딱 제격이다.

 

아직도 간혹 서리가 내려 고추모종도 일찍고 아무 할 일 없는 날

비까지 청승스레 내려주니 당연히 님 생각이 날 수 밖에....

 

진달래까지 저렇게 화사하게 길 단장을 해 놓았건만 막걸리 한 사발 하자고

쳐들어오는 사람도 없는데 혼자 죽치고 있어봐야 마음만 축 날 것 같아

살랑살랑 꼬리를 남쪽으로 흔들어야 겠다.

집에가서 종합검진도 좀 받고...

 

이제서야 다 핀 분교 마당 벗꽃나무 아래에서 다섯 집 식구가 

한 다라이나 되는 파전을 다 부쳐먹은 어제 저녁의 벗 꽃 파티가

좀 심했는지 속이 안 좋은 걸 핑게 삼아....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