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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귀한 꽃이 피었다.
처음 저 나무를 산수 떨어지는 돌확 옆에다 심을때가 한 10년은
된 것 같은데 그 동안 기후와 토양이 안맞는지 늘 비실거리기만 하다가
언젠가는 또 염소에게 뜯기는 수난을 거쳐고 이제서야 꽃이 폈다.
야무진 꿈을 가지고 과일나무라고 생긴 건 가리지 않고 이 나무, 저 나무를
농장 곳곳에 심을 때 만 해도 철 마다 싱싱한 자연산 과일을 먹을 수 있을꺼라는
희망에 부풀었지만 세월이 흐르는 동안 그 꿈도 점점 야위어 버렸다.
기후와 토질을 몰랐던 무지와 내 욕심 뿐이었으니까....
지난 해 처음 꽃 망울을 보였던 석류나무와 아직도 살기위해 몸부림치는
무화과... 그리고 저 놈들은 이곳과는 영 인연이 없는 놈들인지
제대로 자라지를 않는다.
하긴 제대로 가꾸어 주지못한 내 탓 때문에 다른 놈들도 비슷하긴 하지만...
"앵두나무 우물가에 동네처녀 바람났네..."라는 유행가 가사에 힌트를 얻어
산수 옆에다 심어 두었건만 그 꽃 보는데 10년이 걸렸으니 열매를 맛 보려면
얼마나 더 많은 세월을 보내야 할지는 니도 모르고 나도 모른다.
앵두같은 입술...하긴 그 맛 본지도 오래됐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