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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빛갈이나 연못 물 속 빛갈이나 내 마음 빛갈이나 꼭 같다.
하늘은 높이 있어서 언제라도 자신을 마음대로 바꿔가며 채색도 하고
구름으로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빗 물로 시원하게 샤워도 하다가
뜨거운 태양으로 일광욕을 즐길 수도 있고
연못은 물 속에 있어서 자신의 품 안에 온갖 물고기들이 노닐도록
베풀기도 하고 저렇게 많은 어리연 뿌리들로 하여금 꽃을 피워내게
도와주기도 하는데
내 마음은 아무것도 채우지 못한 텅 빈 공간에 기다림의 거미줄만
여기저기 매달려 있을 뿐 녹슨 시계소리만 똑딱 거리며 세월로 채운다.
돌아 가기엔 너무 멀리 와 버린 인연, 다가서기엔 너무 높은 인연
온갖 인연들로 엮여진 낡은 실타래 같은 마음의 시작과 끝이 헤메고 있다.
눈부신 햇살이 비추고 노란 어리연 꽃이 피어날 때 쯤
거미줄 걷어 낸 내 마음에 맑고 기운찬 심장소리 울리겠지....
하늘 빛갈이나 연못 물 속 빛갈이나 내 마음 빛갈이나 오늘은 꼭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