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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에 있던 화분들이 단체로 봄 맞이 나왔다.
저녁부터 봄비가 내린다니까 겨우내 실내에 같힌 체 목마름으로 기다린
시간에 대한 보상도 해줄 겸 시원한 봄바람에 맡겼다.
약탕기에 담긴 저놈을 비롯한 그 옆의 두놈은 지난 해 집사람 생일 때
사다준 꽃 화분 묶음인데 꽃이 지고나서 농장에 가져다 두었는데
다시 또 꽃이 피어나기 시작햇다.
그러고 보니 집사람 생일이 얼마 안 남았구나.....
그뒤에있는 긴 화분에 노랗게 말라있는 놈은 산 부추인데 다년생이라서
봄비를 듬뿍 머금고 나면 다시 또 새 싹을 피워 올리겠지.
집안의 화분들에게는 이렇게 봄맞이를 시켜주면서도 막상 내 마음에게는
봄맞이를 못 시켜주는건 스스로를 어쩌지 못하는 인간의 한계인지
선녀만 기다리는 미련한 어리석음인지....
오늘도 나는 끝없는 기다림의 씨앗이 희망의 새싹으로 돋아 나기를 비는
내 마음을 흙속에 심는다.
비 내리기 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