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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이 개구리가 깨어난다는 경칩인데 또 눈이 내린다.
적막같은 산촌에 소리없이 함박눈이 내리는 정경이 아름답기도 하지만
기약없는 기다림에 넋을 놓은 내 마음은 지독한 외로움에 시달린다.
눈이라도 안 오면 산 속에 묻혀 고로쇠 물이나 빼고 마시고
시간을 때울 수 있으련만 눈 내리는 폼이 산에 오를 형편이 아닌 것 같다.
죽기로 작정이나 하면 모를까....
선녀들이 때거리로 다녀 간 뒷 처리로 가슴에 뚫린 구멍을 메우며
기약없는 또 다른 기다림을 시작해야 할까보다.
집 나갔던 땅콩도 어느집에 묶여있던 긴 줄을 목에 매단채 돌아오고
봄 처녀 제서 기다리고있는 산촌의 3월에 내리는 함박 눈은
겨울선녀가 떠나가며 뿌리는 하얀 꽃가루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