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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눈이 신나게 내렸다.
동네 들어오는 입구 길에는 면 사무소에서 염화칼슘을 뿌리고
제설차로 밀어놓아 차 다니는데는 지장이 없지만
주변 경치가 환상적이다.
전국에서도 알아주는 이곳 참나무 군락지 나무마다
하얀 눈꽃들이 선녀들이 기거하는 천상으로 가는 길 같다.
나뭇꾼이 사는 농장에도 어김없이 내린 눈이 선녀탕 옆 대나무를
저렇게 휘어놓고 가지마다 눈꽃으로 단장을 해 놓았다.
오늘이 말 날이라 장 담구기로 했던 계획은 아예 눈속에 파 묻히고
하얀 천지에 아직도 때를 다 벗지 못한 내 까만 마음만이
동그랗게 눈속을 굴러 다닌다.
그러다 까만 눈사람 하나 생길지도 모르지만....
오후부턴 좀 풀린다고는 하나 저 눈 들이 다 녹아야 고로쇠
물이라도 받을텐데 속절없는 시간땜을 또 무엇으로 해야할지...
다행히 어제 넣어 둔 보일러 기름 덕분에 얼어죽지는 않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