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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문 입구에 서 있는 가로등이 선녀 기다림에 지쳤는지 목아지가
한쪽으로 빼다시 돌아갔다.
장미넝쿨 붙들어매둔 굵은 쇠사슬을 목에 걸고.....
6개나 되는 농장의 가로등이 한 여름을 지나고나니 별로 성한게
없어 전부 다시 손 보기로 하고 점검을 하다가 그동안 전봇대에서
여울이네 논 위로 지나가던 가로등 전선도 걷어 내었다.
우습게 생각하고 시작했는데 막상 선을 잘라놓고 당기니
꼼짝도 않아 자세히 보니 전봇대위에서 묶여있는게 아닌가?
어쩔 수 없이 원숭이 흉내를 내며 겨우겨우 전봇대에 올라
풀어 놓으니 딸려 내려 오기는 하는데 그 무게가 보통이
넘는다.
처음 설치할 때 워낙 굵은 동선으로 해 놓았더니 혼자 힘으로
생똥을 싸며 겨우 내려 놓기는 하였는데 다시 또 가로등 마다
연결을 할 일이 꿈만 같다.
앞뒤 안 가리고 일 저지르는데도 일가견 있지만 또 우짜든동
마무리 짓는데도 한 수 하는지라 고생은 좀 돼도 며칠내로
가로등 정비는 끝낼 수 있을 것 같다.
튼튼하면 다 좋은 줄 알고 처음에 너무 굵은 동선을 쓴게
이제와서 고생은 혼자 뒤집어 쓰게 됐다.
만사에는 적정한 양과 선이 다 있게 마련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