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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 창가에 둔 춘란 잎사귀 사이로 거미줄이 걸려있다.
란 애호가들이 보면 기절 할 일이지만 내가보면 당연 한 거다.
산촌 한 구석 언덕위에 달랑 집 한채 지어진 곳이라
아무리 방충망을 붙여놔도 어느 틈새로 들어오는지 온갖 벌레들과
야생 거미들이 제 집인양 들락거리고 이놈들 같이
아예 집을 짓고 사는 놈들이 부지기수다.
게다가 들판에서 일을 하다가 집에 들락 거리면 옷이랑
신발이랑 심지어 머리카락에 까지 붙어서 집 안으로 들어 오는
놈들을 어찌 할 수가 없다.
그렇다고 혼자 지내면서 천날만날 집안 청소 만 하고
다른 일은 안 할 수도 없고 해서 아예 요즘은 같이 살기로 했다.
지놈들도 편하니까 찾아 기어들어 오겠지 하고....
그래도 란을 자세히 보면 처음 지인에게서 얻어 올 때 보다
훨씬 싱싱하고 여유로워 보인다.
자연 그대로 사는게 인공으로 가꿔주는 것 보다 좋은가 보다.
산촌에 사는 건 어느정도 자연과 닮아 가는데 마음은 아직도
때를 씻어내지 못하고 있는 게 안타깝다.
맨날 선녀타령이나 하는 걸 보면 철도 덜 들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