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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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촌의 가을 밤 곶감깍는 소리만..... 1296.

혜 촌 2009. 10. 15.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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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 떡칠을 한다.ㅎ

장아찌 담굴려고 먼저 잘라 말린놈들은 요렇게 꼬들꼬들하게 잘 말라서

고추장이나 된장에 비벼 넣기만 하면 되는데 하나 줏어 먹어보니 기똥찬다.

 

나머지 놈들도 하루종일 잘라서 30분 정도 소금물에 적셨다가 건져 말리는데

요놈들 쪼개는게 보통이 아니다.

쉬운일이 어디 있겠느냐만 허리도 아프고 주리도 틀리고....

             

 

물 빼고 차곡차곡 널어 말리는데 지루하면 곶감도 깍았다가 홍시도 먹었다가

용천지랄을 해 보지만 역시 혼자는 지겹다.

감 일곱접, 700개가 넘어니 어느천년에 다 할지 은근히 부담스럽다.

 

장아찌는 저 정도만 하고 나머지는 삣데기 만들고  곶감깍아 말리다가 그도 힘들면

그대로 보관하며 홍시되기를 기다리는 수 밖에....

더 이상 하고 싶어도 널어 말릴 채반이 없어서 안되겠다.

 

따사로운 가을볕에 앉아 선녀나 기다리고 있어야 할 나뭇꾼이 때아닌 감 풍년에

감 처리한다고 생 똥 싸고있다.

그래도 고생끝에 낙이 온다고 했으니 감 장아찌, 곶감 먹을때는 신이 나겠지만....

 

인적없는 산촌의 가을 밤 곶감 깍는 소리만 사각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