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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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촌에 살아가는 진정한 뜻.... 1200.

혜 촌 2009. 6. 16.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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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마른 흙의 갈증과는 다른 잡초의 풍요를 질투하는 나뭇꾼

드디어 낫을 빼 들었다.

 

아무리 넓은 농장이라지만 찻길 옆에 지놈들이 길을 다 차지하고

괜시리 찻길이 좁아 보이는거도 싫고 한 쪽은 주차장으로 해도 되는것을 

저거 좋으라고 그냥두기는 아까워서....

 

 

사정없이(?)이 낫 휘둘러 베고나니 시야가 확~! 트인다.

 

 

사실은 사정없이 낫을 확! 휘두를 수 없었던게 요놈 들 탓이다.

 

선녀탕에서 연못에 이르는 도랑 둑에 언젠가 심어두었던 원추리...

그 꽃 몽우리가 요렇게 맺혀있다.

저걸 어떻게 낫으로 베어버릴 수 있나... 살려야지.

 

아무리 마음데로 살아가는 자유천지지만

꽃 몽우리를 베어 버리면서까지 살아야 할 산촌은 아니라는 생각에

도랑 둑에 원추리는 전부 남겼다.

원추리 꽃 피는 산촌을 좋아하는 선녀를 위하여....

 

사실은

읍내 농약방에서 "근사미" 네 병을 샀다. 한병에 3천원씩 주고....

채소심는 밭도 아니고 차 다니는, 주차하는 공간이라

뿌리까지 말라죽는 "근사미" 뿌리고 말갛게 관리하고 싶은 욕심에

사 오긴 해 놓고도 뿌릴까 말까?... 망설이다 선택한 길이

힘들지만 낫으로 베고 제초제는 치지말자....

 

선택의 여지보다 선택의 의미가 더 중요하다는 걸 느낀다는 거

그게 산촌에 살아가는 진정한 뜻 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