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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로쇠 물 빼려고 산에 오르는데 음달에는 아직도 눈이 다 안 녹고
깊은곳엔 발이 쑥~ 빠지는 바람에 하루 더 녹여서
내일 오르기로 하고 내려오는데 저놈들 군락지가 눈에 띈다.
두릅나무다.
눈 녹은 땅이라 푹신푹신 해서인지 한 놈을 잡아 당기니 제법 딸려 올라오는데
그걸보고 그냥 지나칠 내가 아닌지라
적당히 당겼다가 한꺼번 힘을 콱!~주니 쑥~ 빠져 나온다.
장갑 낀 손이지만 가시가 찔러도 두릅나무 뽑는 재미로 한 참을 하고나니
서른포기 정도는 캤는데 그때서야 허리도 아프고 손도 엉망이다.
돈 주고 하랬으면 안 했겠지만 하고싶어 했으니...
두릅나무 심기는 지금이 적기라 장독간에서 선녀탕 가는 울타리에
잡목을 전부 제거하고 심기를 마쳤는데 땅이 촉촉해서 잘 살 것 같지만
스무포기만 살아도 대 성공이다.
다행히 봄에 바로 두릅 새순이 달리면 더욱 좋고
아니라도 살아 만 준다면 내년을 기약할 수 있어서 좋고....
목두채(木頭菜)로도 알려 진 두릅은 봄의 미각을 살리는데 최고로 치고
그 독특한 향이 좋아 인기가 높은 웰빙식품인데
그것도 자연산 나무를 옮겨왔으니 횡재를 한 셈이다.
연장들고 다시가서 더 캐 오려다가 몸도 찌부지 하지만
오늘 다비식하는 법정스님의 무소유가 생각나서 참았다.
산에 그냥두면 자연산이고 캐다 심어면 재배두릅이 될꺼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