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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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째 연못에 빠져 있으니.... 1237.

혜 촌 2009. 8. 4.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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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못을 통째로 전세 내어있는 어리연을 뽑아내기 위해 시작은 하였건만

죽어도 방을 못 빼겠다는 놈들과의 싸움에 생시껍한다.

 

보이지도 않는 진흙속에서 놈들의 뿌리를 찾아 헤메는 손 끝에

간혹 죄없는 민물조개 놈들이 걸려오긴 하지만 죽어라고 버티는

어리연 뿌리 뽑아내기가 보통 일이 아니다.

 

장화를 신긴 신었지만 깊은 곳에선 물이 들어오지 허리를 굽혀

작업을 하다보니 끊어지듯 아파오지 누가 옆에서 바라봐 주지도 않지

한마디로 적막강산에 내 팽개쳐진 머슴신세나 진배없다.

 

 

내가해도 힘 든 일이고 궂은 일인데 도와 줄 사람없는 건 당연지사라

죽어라고 해도 이제 겨우 반 정도 정리했는데 슬슬 지쳐가기 시작한다.

그놈의 어리연 한번 잘못 심었다가 이 무슨 꼴인지.....

 

남들은 휴가다 바캉스다 하면서 계곡과 바다로 쏘다니는데

연못안에 혼자 들어 가 어리연하고 씨름이나 하고 있으니....

 

연못을 빨리 정리해야 밭에 잡초를 뽑아낼낀데 날짜는 흘러가고

일의 진도는 안나가고 죽을 지경이다.

20일까지 잡초제거하고 고랑 만들어야 김장배추 심을텐데

사흘째 연못에 빠져 있으니....

 

외롭고 힘든 싸움이지만 이 고비를 넘겨야 가을의 풍성한 수확을

기대 볼텐데 남들 다 하는 피서는 물 건너간지 오래다.

새 원두막 준공식도 해야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