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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얗게 서리를 뒤집어 쓴 겨울초가 아침햇살에 몸을 녹이며
선녀를 기다리는 나뭇꾼의 풋풋한 마음을 대신하고 있다.
김장 끝 난 배추밭의 황량함을 요놈들의 푸르름이
그나마 위안을 주는데 주객이 전도 된 것이다.
배추모종이 죽어 빈 자리에 대타로 심은 놈들인데
이젠 배추는 다 없어지고 겨울초만 남았으니....
봄에 소똥거름 넣어준게 효과가 있는지 워낙 싱싱하게 잘 자라서
저대로 싹뚝 잘라서 겆절이 해 먹으면 참 좋겠다.
방금 한 하얀 쌀밥에....ㅎ
우리네 삶이란게 참 묘~해서 꼭 주인공만 잘되고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는 대신
때로는 저놈들 같이 어줍잖게 심어 둔 대타가 더 잘 자라고
성공하는 경우를 흔히 마주하게 된다.
어떤 위치나 환경에도 성실하게 최선을 다 하는 삶
그속에 주인공이면 어떻고 대타면 어떠랴...
어쩌면 사랑도 대타가 필요한 시대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