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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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도 대타가 필요한 시대인지도.... 1038.

혜 촌 2008. 11. 23.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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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얗게 서리를 뒤집어 쓴 겨울초가 아침햇살에 몸을 녹이며 

선녀를 기다리는 나뭇꾼의 풋풋한 마음을 대신하고 있다.

 

김장 끝 난 배추밭의 황량함을 요놈들의 푸르름이

그나마 위안을 주는데 주객이 전도 된 것이다.

배추모종이 죽어 빈 자리에 대타로 심은 놈들인데

이젠 배추는 다 없어지고 겨울초만 남았으니....

 

봄에 소똥거름 넣어준게 효과가 있는지 워낙 싱싱하게 잘 자라서

저대로 싹뚝 잘라서 겆절이 해 먹으면 참 좋겠다.

방금 한 하얀 쌀밥에....ㅎ

 

우리네 삶이란게 참 묘~해서 꼭 주인공만 잘되고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는 대신

때로는 저놈들 같이 어줍잖게 심어 둔 대타가 더 잘 자라고

성공하는 경우를 흔히 마주하게 된다.

 

어떤 위치나 환경에도 성실하게 최선을 다 하는 삶

그속에 주인공이면 어떻고 대타면 어떠랴...

 

어쩌면 사랑도 대타가 필요한 시대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