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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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증오는 시작과 끝이라던데.... 1450.

혜 촌 2010. 4. 30.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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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돌쇠를 풀어 놓았더니 온 몸을 땅에 부비고 난리가 났다.

근질근질했던 몸을 저렇게라도 해소해야 하는 몸부림이지만

자유라는 걸 개 들도 아는가 보다.ㅎ

 

금실이는 좋은데(?) 보냈다.

읍내에있는 친구놈이 약 개를 찾는다기에 우리농장에 사료도 안 먹이고

짠밥만 먹인 놈있는데 할래라고 지나가는 이야기로 한 것이 화근이 되어 보냈다.

대충 쥐어주는 만원짜리 현찰이 몇장일까?  궁금했는데 집에와서 펴 보니

8만원이다. 짜쓱 아무리 친구라도 10만원은 쳐 주지....

 

금실이를 팔 생각을 가진 건 순전히 지 탓이다.

보통 집의 개라면 주인이 부르거나 지나가면 당연히(?) 따라 다니거나

앵겨붙는게 정상인데 요놈은 사람만 보면 꼬리를 감추고 도망다니기 바쁘고

심지어 내가 불러도 여간해선 곁에 안 오는 사람 기피증이 심했기에

나도 괄호밖의 대접을 받고 사는데 너까지 보듬고 가야 할 이유가 없다싶어

보내기로 결심했던 것이었다.

설마 8만원 짜리라곤 생각 안 했었지만....

 

하기야 사람사는 세상에도 아무리 정을줘도 모르는 사람이있고

알면서도 모른 척 하는 사람도 있고 오히려 역이용하는 사람까지도 있으니

키우는 개가 주인도 모른 척 하는 정도를 가지고 보내버린 내가 냉정한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내가 금실이한테 준 건 단순한 주인으로서의 관심과 의무가 아니고

진정한 사랑이었는데 그걸 그놈은 몰랐던게지....

 

주는 사랑을 받아 들이지 못하는 미련이었거나 몰랐거나 아니면 거부한 것이었겠지....

사랑과 증오는 시작과 끝이라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