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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모르는 사이에 찾아 온 가을이
알밤이라는 멋진 선물을 가지고 왔는데
멀쩡한 놈들은 비닐 봉투에 바리바리 싸서
어디도 줘야하고 누구도 줘야한다며
집사람이 왕창 챙겨버리고.....
내 몫이라곤 벌레 먹은 놈이나 먹힐뻔 한놈
지금도 먹히고 있는놈들 몽땅 챙겨서
칼로 벗기고 깍고 도려내고 다듬어서
밥할 때 넣어 먹어려고 하는데.....
"아이구~~ 힘드는데 뭐할라꼬 그리깍소!
작년꺼도 많이 남아있는데..."
집사람이 핀잔을 주며 김치 냉장고에서 꺼집어 내 온
깍은밤이 저렇게나 많다.
혹시나 고운님 오시면 하얀 쌀에 노란 밤 밥 해드릴려고
꼬불쳐 놓은 것인데 개코나 누가 와야 해 주지....
어차피 작년은 작년이고 올해 햇밤이니
밥이나 한번 해 먹어보자고 살살~ 꼬셔서
방금 깐 밤으로 밥 해 놓으니 그야말로 꿀맛이다.
밤을 줍는거도 밤 밥을 얻어 먹는것도
다 하늘의 뜻이라 생각하면서도
군밤 만들 밤이며 밤 밥 할 밤이며....
비 온 다음날 바람불면 알밤 억수로
떨어지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