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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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오면 생각나는 사람.... 1103.

혜 촌 2009. 2. 13.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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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보다는 바람이 얼마나 세게 부는지

원두막의 시레기와 오죽 대나무가 심하게 흔들린다.

강아지들도 전부 원두막 밑으로 피신하고...

 

이런날은 산이 미끄러워 오르지도 못 하지만

가 봐도 고로쇠 물이 없을게 뻔 하다.

바람이 불면 물이 안 나오니까...

 

바람에 섞여 내리는 비에다 짙은 회색으로 내려앉은 하늘

하릴없는 조바심에 사람이 그리운 산촌의

전형적인 땡땡이 치는 날이 오늘같은 날이다.

 

비가오면 생각나는 사람....

 

노랫말 같이 핑크빛은 풍기지 않드라도

후배놈이라도 한 놈 나타나면 칙사대접 받을텐데

눈치없는 인간들이 행님 심심한 걸 아는지나 모르겠다.

 

오늘같은 날에는

누군가 옆구리만 찌르면 어제 소개 한 오리 날개구이로

맛있는 시간을 함께 보낼텐데 아쉽다.

굳이 선녀나 공주가 아닌 마당쇠도 좋은데...ㅎ

 

하긴 뭐  내일이 장 담구는 말 날인지 몰라도

집사람이 아침부터 장 담구러 온다니까  

오늘밤만 잘 버티면 되겠지.

 

괜히 날씨가 꾸리하니 별 생각을 다 하는 심심한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