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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꽃이 피기 시작한다.
이 세상 어느 꽃보다도 자유롭고 투명하게....
비록 향기는 지니지 못했지만 바람따라 물 따라 멋진 모습으로 날마다 새롭게
피어나는 고드름 꽃이 선녀탕 주위에 장관을 이룬다.
겨울의 차가운 품 속 깊숙히 산촌이 묻혀가는거다.
지나간 추위가 생각보다 심했는지 아직도 고드름이 안 녹고 밭에 남겨 둔
쌈배추도 짜부라진채 일어서질 못하고있다.
어느정도 생기를 되찾아야 뽑아서 따로 간수를 할낀데 걱정이다.
맑았던 하늘이 점점 어두워지는걸 보니 또 비나 눈이 한번 내릴 폼인데
다행히 비가오면 쌈배추 회복에 도움이 되련만 눈이라도 내리면 포기하고
쓸만한 놈만 골라쓰고 나머지는 씨레기로 밖에는 쓸수가 없다.
밭에 남아있는 유일한 생물인데 올 농사의 끝이 다가오고 있음이다.
지금까지는 겨울이와도 특별한 느낌없이 산촌에 눌어붙어 엔진톱으로
땔나무도 하고 이것저것 호작질하며 탱자탱자하고 지냈는데 마음이 뒤숭숭한 탓인지
텅 빈 산촌에 혼자있기가 부담스러워 진다.
선녀 기다리는 것도 황토방에 지지는것도....
하긴 뭐 얼마 남지않은 올해는 망년회니 뭐니 술로서 대충 때우고 1월 한달 만
적당히 보내면 2월달 부터는 고로쇠 물 빼러 또 산에 올라야하니까 그렇게
지루할 시간도 별로없는데 마음은 적막강산에 둘러쌓인 것 처럼 갑갑하다.
봄을 기다리지말고 찾아나서 볼까? 마음의 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