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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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낮을 가리지 못하는게.... 1049.

혜 촌 2008. 12. 8.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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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당개 3년이라야 풍월을 읇는댔는데 

우리집 돌쇠놈은 벌써 폼이 잡히는 걸 보면

장래가 촉망된다.ㅎ

 

덩치가 커서 풀어놓으면 김장배추를

다 밟아 버릴 것 같아 늘 묶어 두었다가 이제사 풀어 주었더니

단 하룻만에 원두막을 점령하고는

책상머리에서 젊잖게 폼을 잡고 앉았다.

 

저 폼으로 봐서는

가나다라 나 A B C로는 안되겠고

천자문이나 공자 맹자를 가르켜야할 것 같다.ㅎ

 

아직 연륜 때문인지 3호한테는 꼼짝을 못하고 쫓겨다니지만

2호와 강아지들에게는 천방지축으로 날뛰며

장난을 걸고 난리가 났다.

나 닮아서 개구장이 기질이 다분히 있나보다.

 

아무리 그래도 교육이 전혀 안 된 탓이지

밤 낮을 가리지 못하는게 탈이다.

새벽 2~3시에 거실 유리창을 발로 툭 툭 치면서

같이 놀자고 불러내니 말이다...ㅎ

 

때 묻지않은 자연속에서 자유롭게 자란 돌쇠라

그 품성도 순수해서 참 좋은데 짝이 없는게 아쉽다.

 

사람이나 짐승이나 착하면 외로운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