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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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주로 쇄주 한 병 걸친 기본 때문에.... 1436.

혜 촌 2010. 4. 13.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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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화조 뚜껑을 기초 바닥까지 높여야 하는데 내가 가진 장비라곤

물 바께스 하나, 다라이, 삽 한자루에다 고무장갑이 전부다.

 

그래도 씩씩하게 다라이에 모래 다섯 삽에 시멘트 두 삽 넣어

고무장갑 낀 손으로 쓱쓱 비벼놓고  시멘트 벽돌을 쌓아 올리기 시작했다.

전문용어로 조적이라고 하던가..어쩌던가....ㅎ

 

 

한꺼번에 너무 많이 쌓으면 무너질까 불안해서 기초에서 3단 만 쌓았는데

삐딱하던 정화조 공기통이 제대로 바로섰고 정화조 뚜껑이 저 아래로 보인다.

 

벽돌 바깥으론 잡석을 채워 혹시 물이 스며들더라도 잡석 사이로

정화조로 들어가게끔 공간을 두고 나머지는 전부 메웠다,

1차로 굳어지고나면 뚜껑을 들어내고 기초 지면까지 계속 쌓아야 하지만....

 

 

동네 포크레인 빼고는 전부 수동으로 혼자 만들어가는 황토방이지만

기초석 만이라도 이렇게 쫘악~ 깔아놓으니 완전 한 폼 난다.

저 위에 다시 잡석으로 진짜 방 구들 기초를 해야 터 잡기가 끝나는데

마음은 굴뚝이라도 땅이 제 자리잡기를 기다려야지 성급하게 할 이유가 없다.

소 터레끼 같이 많은 날에...ㅎ

 

한참 일이 진도를 나가는데 전화가 온다.

여울이네 아들놈이 학교에서 병원으로 직행했다고 읍내 병원까지 급히 태워달란다.

만사 팽개치고 가 보니 급성 맹장염이라 수술실로 바로 보내고

뒤늦게 온 저거 아부지하고 점심겸 저녁을 먹고나니 녹작지근~ 하다.

반주로 쇄주 한 병 걸친 기본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