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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꽃 무게조차 이기지 못하는 나리꽃이 비를 맞고 누웠다.
원두막 그늘에 가려 햇볕이 부족한 탓으로 가늘게만 큰 놈이라
제 몸 가누기도 힘이들텐데 비까지 내리니 어쩔 수 없나보다.
저놈을 보니 비가 오는것도 아니고 안 오는것도 아닌 날씨에
아무것도 못하고 거실에 들어누워 막걸리 생각만 하는 네 모습이랑
꼭 닮았다는 생각에 피시시 웃음이 나온다.
정말 이런날은 예상치 못한 누군가가 막걸리 두어 통 들고 나타나면
그야말로 칙사대접 받을낀데 아무도 그런사람이 없는 걸 보면
접근하기가 힘든 산골이 맞거나 믿을 수 없는 위험한 남정네로
인식되어져 있는게 분명하다.
바꿔서 이야기 하면 아직은 살아있다는 증거이고....ㅎ
산이 다 사라지고 땅과 안개만 서로 포옹하고있는 날씨 때문인지
하릴없이 시간만 축내야 하는 이런날은 사람이 그립다.
아무 말 없이 바라만 봐도 좋을 그런사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