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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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다고 사과라도 할낀데.... 1202.

혜 촌 2009. 6. 19.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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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장입구 울타리 안쪽에 개망초 꽃인가 뭔가가 너무 무성해서

애써 만들어 놓은 방부목 울타리가 영 폼이 안 나길래

한 2미터 정도 낫으로 확~ 잘라버렸드니 이제서야 겨우 폼이 날려고 한다.

 

혼자 다 가꾸기는 너무 힘이들어 집 가까운 곳에만 채소를 심고

작년부터 저곳은 묵혀두고있는데 소똥거름 깔 때

같이 다 깔아서 그런지 저놈들이 완전히 판을 친다.

누가 주말농장이라도 하면 좋을텐데.....

 

 

땀이 팥죽같이 흘러도 꾹 참고 한참을 자르다보니 새 둥지다.

이미 밑둥은 내 낫에 잘려버린 후 지만....

잡초 키가 1미터가 넘는 놈들이라 밑만보고 잘랐으니 못 봤다.

 

애미 새는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않고 새알도 하나는 땅에 떨어져 버렸는데

순간 어찌나 미안하든지 둘러보아도 애미새는 보이지 않는다.

보였으면 미안하다고 사과라도 할낀데...

 

그래도 혹시나 싶어 저놈들을 아직 안 베고있는 안쪽 살아있는

개망초들 사이에 조심조심 끼워두고 애미새가 그대로 알을 품을 수 있도록

내딴에는 한다고 해 두었는데 다시 돌아 와 알을 품을지는 모르겠다.

짜슥! 새 집을 조금 더 안쪽에다 짓지.... 

 

새 한테는 미안해도 저렇게 확 잘라놓고나니 속이 후련한데

울타리 바깥 쪽 정리도 해야 할 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