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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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다한 사랑 이야기 .... 2338.

혜 촌 2015. 5. 18.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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갔다.

연못의 붕어 한 마리가....

 

아침부터 비가 한 방울씩 시작하길래 비 설거지하러 나갔더니

연못에 저놈 혼자서 둥둥 떠 다닌다.

살아있어면 인공호흡이라도 시켜주려고 급히 꺼내보니 이미 갔다.

저 세상으로....

 

집사람과 뻥구, 갑순이, 을순이,  꼬꼬댁 두 마리

농장의 모든 식구들을 총 동원하여 "붕어 의문사에 대한 범 농장 진상조사 위원회"를 구성하고

아무리 살펴봐도 사인은 오리무중이다.

 

첫째, 시신에 특별한 외상이 없는데다

둘째, 연못의 물이 이상했어면 다른 물고기들도 다 죽어야지

        지 놈 혼자만 죽었을리 없고

셋째, 뻥구 등 개들과 꼬꼬댁들이 물에 들어가 죽였을리는 만무하니까....

 

결국 봄 수란기를 맞은 붕어들이 서로 짝짓기를 하는 과정에서

사랑하는 암년(?)에게 버림받은 숫놈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것으로 결론내고 시신을 고히 묻어 주었다.

 

어느 숫 붕어의 못다한 사랑을 애달퍼 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