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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토방이 좋긴 좋다.
거저께 고로쇠 점검한다고 산에 돌아다니다가
돌 많은 들겅에서 발을 잘 못 디뎌 사정없이 엉덩방아를 찍어
왼쪽 엉덩이가 손 만 대도 아파서 파스를 붙여도 별 효과가 없었는데
이틀을 황토방에서 자고나니 씻은 듯 나았다.
덕분에 장작은 작살이 났지만....
산촌에 살면서 왠만하면 황토방에서 자야 하는데
TV며 컴퓨터가 전부 거실에 설치되어 있는 탓으로
편리함이 몸에 벤 도회의 습성을 아직도 버리지 못하고 있는게 탈이다.
게다가 땔 나무를 해야하는 고생도 싫지만
사방이 황토로 막힌 공간에서 혼자 들어누워 잠을 청한다는게
꼭 조선시대 귀양 온 선비의 고독 같은게 느껴져서...
엉덩이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틀을 연속 황토방에 자고나니
그 포근함과 따뜻함에 생각이 바뀌려 하기도 한다.
더 이상 속세에 미련을 가질 이유도 없고
건강도 별로 좋지않는 상태에서
괴물상자인 TV나 집착의 끈인 컴퓨터가 무슨 소용이 있으랴...
몸 만 황토방에 뉘일게 아니라 마음까지도
황토방에서 쉴 수 있는 그런 시간을 만들어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