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춥긴 춥다.
한나절이 다 되어서야 닭 모이주러 나왔드니
밤새 내린 눈위에서 닭들이 반긴다.
그래도 주인이라고 ....
"야! 이 추운데 와 나와있노? 집안에 있지...."
비록 그물망 하나는 있지만 저놈들 앞에 쪼굴시고 앉아서
위로겸 장난 겸 심심풀이 대화를 해 본다.
"너거 인자 다 컸는데 알 좀 낳아라"
"그동안 묵은 사료값은 해야될꺼 아이가?..."
이 추운 날 죄없는 닭잡고 씨버리봐야
나만 춥지 저놈들은 밥 먹기가 바쁘다.
저놈들만 아니어도 벌써 따뜻한 집으로 내려갔을텐데
가축(家畜)이란게 가족(家族)과 마찬가지라서
나만 따시겠다고 도망 갈 수가 있나.....
몸은 추워도 마음이 용광로니 견딜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