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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어가는 가을속에서 봄을 손질한다.
아삭하고 진한 향기 때문에 해마다 심어 기르는 "물외" 씨앗을 받았다.
"노각"이라고 하고 "조선오이"라고도 하는 이놈이 노랗게 잘 익어면
깊은 쪽 계곡따라 칼집을 넣고 삼등분으로 쪼개서 저렇게 오동통통한 씨앗을
쭈욱~�어내려 키친타올이나 신문지등에 받아 말린다.
정액처럼 묽고 끈적끈적한 속 즙이 다 마르면 보관했다 내년봄에 다시 심어
키우면 되는데 오이 한 개의 분량이 저 정도니까 왠만한 농가에서는 충분하다.
흙에서 태어 나 다시 흙으로 돌아가기위한 오이의 일생이 대견스럽기도 하지만
씨앗을 보호하기위해 묽은 즙이 다 마르도록 영양분을 비축하는 모습에서
모정과 같은 자연의 섭리를 느낀다.
비도 내리지않는 찌뿌지한 날씨가 하루 종일 산촌을 덮고있어 그런지
착 가라앉은 분위기가 가을이 깊어감을 실감케한다.
동네에서 들어오는 언덕베기에 불빛하나 보이지 않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