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무슨놈의 케일이 가을이 깊어질수록 더 왕성하게 자라더니
아예 괴물처럼 커 버렸다.
목적이 생즙을 내 먹기 위한 놈이라
나 같이 비료도 안 주는 농법엔 딱 제격이긴한데
워낙 벌레가 잘 들어붙는 케일의 습성 상
키우기가 여간 까다로운 놈이 아니라
심을까 말까 망설이다 전혀 기대없이 그냥 심어 본 놈들이다.
아니나 다를까? 한 여름까지 만 해도
벌레들 등살에 잎사귀마다 구멍이나서
6.25때 따발총 맞은놈은 저리가라였다.
그렇게 눈밖에 나고 잊혀진 놈들이었는데....
이 추위에도 얼었다 녹았다하며 나를 기다리는데
그 동안 모른 척 외면한 내가 오히려 미안하다.
녹즙...
너의 온 몸을 온전히 바치는 사랑
내 마음도 네게 전하고 싶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