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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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른척 외면한 내가 오히려.... 1868.

혜 촌 2012. 11. 27.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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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놈의 케일이 가을이 깊어질수록 더 왕성하게 자라더니

아예 괴물처럼 커 버렸다.

 

목적이 생즙을 내 먹기 위한 놈이라

나 같이 비료도 안 주는 농법엔 딱 제격이긴한데

워낙 벌레가 잘 들어붙는 케일의 습성 상

키우기가 여간 까다로운 놈이 아니라

심을까 말까 망설이다 전혀 기대없이 그냥 심어 본 놈들이다.

 

아니나 다를까? 한 여름까지 만 해도 

벌레들 등살에 잎사귀마다 구멍이나서

6.25때 따발총 맞은놈은 저리가라였다.

그렇게 눈밖에 나고 잊혀진 놈들이었는데....

 

이 추위에도 얼었다 녹았다하며 나를 기다리는데

그 동안 모른 척 외면한 내가 오히려 미안하다.

 

녹즙...

너의 온 몸을 온전히 바치는 사랑

내 마음도 네게 전하고 싶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