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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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흙집으로 승화되기를.... 1472.

혜 촌 2010. 5. 29.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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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0,000원...

기둥할 원목 9개와 서까래 할 각목 50개의 값이다.

각목은 100 X 60 이라 다듬어 쓸 만한데 기둥이 지름 30센티짜리로 주문했는데

도착한건 거의 40에 가까워 생각보다 훨씬 굵다.

더 비싼 나무를 보내주는걸 싫다고 할수도 없고 껍질을 벗겨 사용은 하겠지만

당초의 내 생각과는 다른방향으로 작업을 해야겠다.

 

처음 생각으론 혼자하는 일이라 일하기 편하게 흙벽돌로 벽체부터 먼저 만들고

방 안쪽 모서리 흙벽돌을 좀 깍아내고 기둥을 파 묻는 방향으로 세운 뒤

서까래와 지붕을 올릴 계획이었는데 기둥의 지름이 쌓고자 하는 흙벽돌의 두께와 같으니

부득이 기둥부터 세우고 그 사이로 흙벽돌을 쌓아나가야 하는 일반 집짓는 방법을

택할 수 밖에 없다. 

기둥 세울 때 옮겨주고 잡아 줄 일꾼이 필요하게 되었지만...

 

계획대로라면 지름 15센티가 딱 맞는 기둥꺼리였는데 굵기에 대한 개념과

경험이 없어 그냥 굵은게 좋은줄로만 생각하고 주문한게 화근이다.

돈도 더 들어가고....

 

어쩌면 기둥세우는게 힘들어서 그렇지 다 해놓고나면 흙집도 튼튼하고

외관상으로는 훨씬 폼이 날지도 모르겠다.

거의 절집 수준의 기둥이라서....

 

무작정 짓는 흙집의 과정과 시행착오가 모여 경험으로 새롭게 태어나서

멋진 흙집으로 승화되기를 바랄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