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카테고리 없음

멀리 크리스마스로 지나가는.... 1064.

혜 촌 2008. 12. 27. 10:42
728x90

 

 

주말이라고 모처럼 집사람이 농장에 왔지만

쉬러온게 아니고 일하러 온 셈이다.

 

혼자 자내면서 이것저것 어질러 놓은 살림 정리하랴

빨아 온 이불 호청 시치랴 혼자 바쁘다.

미안스런 나는 근처에서 빙빙돌고...

아참! 바늘귀는 내가 뀌어준다. 내눈이 더 밝기 때문에.ㅎ

 

 

하긴 뭐 언제는 쉬러왔나 항상 일 꺼리가 있어야

농장에 오는 집사람이라서

이번에도 어김없이 멸치를 일곱푸대나 사 와서 젓갈을 담는다.

 

대변 항에서 소금에 잘 섞어 한 푸대에 2만5천원씩인 요놈들을

큰 장독에 두군데에다 골고루 비벼넣고

위에다 소금을 다시 한번 더 뿌린뒤 돌가루 종이로 덮고

다시 장독 주둥이에다 봉개를 처 놓는다.

 

맨날 일 만 시키는게 미안키도하고

모처럼 연락된 울산 지인부부랑 밀양 표충사로 가서 대추차 한잔씩하고

돌아오는 길에 오리구이 집에서 망년회를 겸한 저녁회식...

 

뒤늦게 어울린 여울네가 분위기를 돋구고

심혈을 기우린 내 트리작품에 모두가 감탄을 하는 가운데

생멸치 구이와 소주만 죽어 나간다.

 

메리 크리스마스가

멀리 크리스마스로 지나가는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