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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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먹은 사람이 부르르~떨면..... 1234.

혜 촌 2009. 7. 31.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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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못에 물을 빼고나니 선녀탕에서 내려가는 개울이 요모양 요꼴이다.

어리연 잎이 완전히 개울을 뒤덮어 개울인지 풀 밭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다.

 

누군가 도와주기를 기다리며 차일피일 하느니 언제해도 내가 해야 될 일이라

고무장갑 끼고 장화신고 들어 가 뿌리 채 뽑아내기 시작했다.

 

 

짜짠~!!..

죽어라고 한 시간정도 뽑아내니 개울 모습이 장가가는 새 신랑 처럼 매끈하다.ㅎ

 

이왕 온 몸과 옷에 진흙이 묻은 거 내챈김에 연못에 들어 가 가장자리 부터

슬슬 뽑아내기 시작하는데 장갑 낀 손 끝에 무언가 동그란게 자꾸 걸린다.

혹시....

지난번에 잡아서 정력에 좋다고 신나게 먹었든.....?

 

 

아니나 다를까 요놈, 민물 말조개다. ㅎ

내 손바닥 만 한 요런 놈들을 비롯하여 성냥갑 만 한 놈들까지 계속 잡힌다.

 

도랑치고 가재는 잡는다지만 어리연 뿌리뽑다 민물조개 잡는 요 맛!  알랑가 모르겠다.

이 깊은 산촌에서 어떻게 종자가 들어 와 번식을 하였는지 모르지만

몇년전에도 연못 물 펄 때 요놈들이 나왔는데 그 새끼들이 또 이렇게 자라고

번식을 하고있었나 보다.

 

 

큰 놈 작은 놈 합쳐서 100 여 마리나 잡았는데 연못청소는 3/1밖에 안 했으니

청소 다 하고나면 얼마나 많은 조개들이 또 나올지 기대가 크다.

 

울산지인이 어리연 얻어러 왔다가 이놈들을 보고는 주섬주섬 주워 담는다.

저녁에 술 안주 하자면서...  어허! 큰일 날 소리..

민물 말조개 안에는 간혹 자연산 진주들이 들어있기 때문에 그리쉽게 줄 수가 없지.

 

모른 척 하고 입안에 해금을 빼야하니 물에 담궈 두었다가 나중에 내가 가지고

올라 가겠다며 돌려 보냈다.

저녁에도 조개 잡는거는 내가 해야지.... 혹 진주라도 나올지 모르니까...ㅎ

 

처음 저 조개를 먹을때는 식용인지 아니지도 몰라 인터넷으로 수배를 하고

요리를 해서도 서로 먼저 맛을 보라고 양보하다가 먼저 먹은 사람이 부르르~~떨면

다음 사람이 안 먹기로 하고....생 쑈를 했는데.....ㅎ

 

연못 정리를 다 못해서 아직은 미꾸라지나 붕어, 중태기 잡히지는 않는데

다 정리하고 뻘물이 되면 기대가 크다. 얼마나 잡힐지...

 

민물조개가 사는 초 자연적인 저 연못에 어리연 죽일려고 제초제 치려든 생각은

10리 밖으로 달아 나 버렸다.

차라리 몇년에 한번씩 내가 고생 좀 하는게 낫지 어찌 저놈들을 다 죽일 수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