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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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부석이 다 되어 가지만.... 1272.

혜 촌 2009. 9. 16.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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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키우는 짐승들이 주인을 닮는다더니 그 말이 딱 맞다.

내가 늘 선녀 기다린다고 목을 쭉~ 빼고 동네에서 들어오는 길을

밤이나 낮이나 처다보고 있으니까 개들까지 저폼으로 기다린다.

 

목아지 쭈욱~빼고 지 집위에 올라 앉아있는 폼이 영낙없이

내가 선녀 기다리는 폼인데 가르치지도 않았는데 우째그리 흉내 내는지....

 

"금실이"만 저 폼이면 이해를 하는데 "돌쇠"까지 같은 폼으로 지 집위에

올라 앉았는데 돌쇠놈은 내 심정을 더 잘 아는지 앉아있는 폼이

기다리다 지쳐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다.ㅎ

 

 

밭 일 하다가 허리가 아파 일어서면 자연적으로 고개가 동네길로 향하며

혹시 선녀가 오시지않나....

일 하다가 차 소리만 들려도 고개가 자동으로 동네길로 향하는

완전 자동화된 기다림의 일상들을 저놈들이 다 알고 배운거다.

짜슥들 저리 안해도 때가되면 내가 둘을 붙여 줄낀데...ㅎ

 

심심하면 집위에 올라 앉았다가 낯 선 사람이 오면 짖지도않고

제 집에 들어 가 숨기가 바쁜 숫기없는 놈들이 폼 하나는

완전 망부석이다.

하긴 나도 망부석이 다 되어가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