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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8시 반이나 돼야 뜨는 해가 산촌임을 실감케 하지만 해가 떠도
아무것도 할 일이 없다는 점이 겨울을 보내야 하는 산촌의 무료한 일상과의
싸움이자 외로움을 키우는 중요한 이유다.
날씨가 추워서 아무 농작물도 키울 수 없는데다 마땅한 소일꺼리를 찾아
움직이기엔 육체적인 부담이 크다.
일당 받는것도 아닌데 감기라도 들면 나 만 손해이니까....
그렇다고 하루종일 죽치고 있을수마는 없고 오후부터 선녀탕에서
연못에 이르는 개울가의 잡목을 제거하는데 찔레까시가 많아 능률도
잘 안 오르고 돌쇠랑 금실이 한테 만 좋은일 시킨다.
비탈길을 사정없이 돌아다니며 장난치고 난리가 났다.
다시 저무는 하루...
이 시간쯤이면 "한잔하러 갑시다.."하고 동네에서 전화가 와야하는데
연락이 없는 걸 보니 오늘은 꽝!인가보다.
육신이 쉴 곳은 마련했지만 마음 쉴 곳을 마련 못 한게 아쉽다.
내가 못 난 탓이긴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