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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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란게 있으니까... 1108.

혜 촌 2009. 2. 18.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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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이 개판으로 난리가 났다.

 

아침보다는 많이 풀리기는 하였으나 우중충한 날씨에

바람도 살살불고 산에 올라봐야 고로쇠 물이

꽁꽁 언 채 녹지도 않았을 것 같아서 양지쪽 벤취에 앉아 있으려니

3호와 돌쇠가 장난을 치는데 구경하는 재미가 솔솔하다.

 

돌쇠놈은 저 긴 털을 갑옷삼아 죽으라고 3호에게 앵겨드는데

3호놈은 아무리 물어도 돌쇠 털 밖에는 못 무니 약이 바짝 올랐다.

 

이제 한 살짜리인 돌쇠는 큰 덩치를 이용해서

나이로 보면 훨~ 형님인 3호를 사정없이 깔아 뭉게다가

좀 불리하다..싶으면 저렇게 들어누워 엄살을 떨고...

 

개 한테 무슨 족보가 있겠냐만

얼마 전 까지 깍듯이 형님 대접하며 슬슬기던 돌쇠가

요즘은 많이 친해졌는지 장난을 먼저 걸어놓고는 불리하면 형님~! 이다.

 

필요하면 금방 친해지고 소용없으면 핫바지 방귀 새듯이

슬그머니 인연을 끊어 버리는 인간사에 비하면

친하는 건 늦어도 오래가는 짐승들의 세계가 부럽다.

 

그래도...  사람에겐 마음이란게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