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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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에 피운 모닥불이 아까워.... 1494.

혜 촌 2010. 12. 22.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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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동지(冬至)날이다.

음력으로는 새해의 기운이 들어오기 시작한다는 의미에서

귀신이 싫어하는 붉은 팥으로 죽을쑤어 액운이 들어오지 못하게

집 안 동서남북 네귀퉁이에 뿌리는 전래관습이다.

 

이왕 끓이는 팥죽이라 가마솥에 좀 넉넉하게 끓여놓고

동네 호출을 시작했다.

여울이네, 임천선생, 철동씨네...

 

잘 익어 시원한 동치미 국물과 팥죽이 환상적인 궁합을 이뤘지만

마당에 피운 모닥불이 아까워 그냥 넘어갈 수 는 없는 일 

며느리에게 보낼려고 거금 10만원을 주고 사 온 언양 불고기가 다 사라져 버렸다.

소주 10병에 두견주 세 주전자와 함께....

 

아마 집안에 남아있다가 팥죽 때문에 떠나는 귀신이 있었다면

송별회로는 섭섭치 않았을꺼고

새해라고 찾아 온 행운의 신에겐 멋진 환영식이 되었을꺼다.

며느리 뱃속의 손주에겐 좀 미안치만....

 

그나저나 고깃값 외상으로 가져왔는데.....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