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카테고리 없음

또 하나의 전설이 되어버리는.... 1262.

혜 촌 2009. 9. 4. 15:58
728x90

 

 

꽃대가 올라 와 억세져 버린 부추들을 전부 잘라 버렸드니

잘라 낸 부추가 채 마르기도전인 나흘만에 저렇게 다시 커 버린다.

잘라내고 또 잘라내도 다시 올라오는 그리움 처럼....

 

일기예보엔 햇살이 따가운 늦더위가 어쩌고...하였지만

아침부터 눌러앉은 하늘엔 구름만 채워지고 간간히 내리는 안개비가

잠자는 추억에 기름을 붓는다.

 

무언가 일을 해야하는 날씨지만 꼼짝도 하기싫은 육신 대신에

마음은 죽어라고 시간을 파고들며 순간들을 꺼집어 내어

아쉬움을 한탄케 하고 환희를 전율케 하는데 부지런한 시간에 쫓기는

게으런 일상이 가슴을 저민다.

가을은 이미 와 버렸는데....

 

봄이오면 이루어지겠지... 여름이 오면, 가을이 오면... 또 겨울이 오기를

기다리는 나뭇꾼의 희망은 추억의 강 하나를 건너지 못해 인연의 언덕에

닿지 못하는 또 하나의 전설이 되어버리는 것일까....

 

하얀 선녀의 날개 옷 같은 안개구름이 가득한 산촌의 적막속에

작은 촛불 하나 밝힌다.

" 나  여기 있노라..."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