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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없는 정월 대보름 날이었지만 산촌사람들의 가슴에는
둥근 달이 둥실둥실 떠 오른 대보름 축제가 마을 공터에서 열렸다.
50년만에 부활하고 세번째 열리는 달집 태우기다.
막걸리에 두부 김치 어묵으로 잘 배합된 잔치에
작년에 보고 처음본다는 지인들의 인사치레를 담배 끊는다고
그리 되었다며 능청스레 받아 넘기고 구름에 가려 보이지않는
보름달 보듯 정겨운 얼굴 보는것으로 대신 한 달집 태우기....
삶에 찌들려 챙기지 못한 행사가 50년만에 부활하듯
이웃간의 정(情)도 그때처럼 돌아와 주었으면 싶다.
비록 달님을 보진 못했으나 포근한 날씨 덕분에
얼었던 산수가 녹아내려 온 집안의 물 사정이 정상화 되었고
고로쇠 호스도 녹았는지 몇 방울씩 떨어지기 시작하는게
무엇보다 즐거운 하루다.
이장, 개발위원장, 진료소장 등 모든 이웃들이 신나게 노래부르고
춤추는 중간에 슬그머니 핫바지 방귀세듯 빠져나온게 아쉽다.
"들국화 여인"이라도 한 곡 부르고 오는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