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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부터 "아들도 안 주고 영감한테만 먹인다"는 강정제인
"아시 정구지"(겨울을 지낸 첫 부추)를 챙겼다.
날씨가 워낙 험해서 예년보다 늦고 작게 자랐지만 향이 진한것이
토종 부추의 진수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휴일이라고 팔자좋게 쉴 형편은 아니지만 차분하게 황토방 일 좀 할까 하는데
아침부터 집사람 전화다.
"오늘 당신 동기생 아들 결혼식인데 알고있소?..."
이왕 읍내 예식장까지 가야할꺼 나선김에 집으로 직행하려고
부추랑 쪽파 좀 챙겨서 나섰다.
고추모종 좀 사다달라는 아파트 이웃에게 선물해서 봄이 듬뿍 들어 간
부추전과 쪽파전이나 부쳐 먹으시라는 생각으로...
산촌에선 이런저런 먹거리가 생겨도 혼자라서 챙겨 먹어지지가 않고
집에 가저가봐야 집사람과 단 두식군데 반찬 만들어도 내가없으니
집사람 혼자 먹기도 벅차고 그렇다고 여기서 이웃에 나눠먹자니
온 동네 집집마다 다 있는 것들이고 해서 귀한게 귀한 대접을 못 받는다.
많지도 않는 걸 멀리까지 택배로 보낼려니 경비도 경비지만 신선도가 문제고
도시의 이웃들에게 나눠 먹을려니 "뭐 이런 걸 다 주나..."할까 망설여지고
이래저래 나눠먹지도 않으면서 자랑만 한다고 욕을 들어도 내 딴에는 안타깝기만 하다.
두릅도 슬슬 나기 시작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