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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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할매가 다리걸에 펴 놓은.... 1268.

혜 촌 2009. 9. 11.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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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할매가 다리걸에 펴 놓은 난전이다.ㅎ

왼쪽부터 조선오이, 제피, 찰강냉이, 알밤.....

헉! 그런데 알밤이 벌써?...

 

"아지매!.. 밤이 벌써 나오등교?"...하고 물으니

"두둑골 아저씨 아인교?... 아~레부터 줏어다 팔고있는데...삶은 거 이거 좀 무 보소!"하며

벌레 먹은 밤 삶은 것 한 웅큼 준다.

"와~ 아저씨 집 옆에도 밤 나올낀데? 안 가봤능교? 함 가 보소..."

 

단감이 익어도 대추가 빨개져도 뭔가 잘못 된 거 겠지...하고 딴 짓하다가

정작 가을이 진짜로 와 있음을 나만 모르고 있었던거다.

바보같이 벌레들 살 찌우는 김장배추에 정신이 팔려서....

 

"우리 강냉이는 까치들이 올라타서 다 파 묵고 난린데 아지매 강냉이는 멀쩡하네요?"하니

"아이고~ 까치한테 맛 비 놓으면 하나도 안 남는데 우짤라카요. 진작 따 뿌지..."

하긴 지금 상태로 그냥 두었다간 씨를 말릴 지경이라 조금 덜 익어도

따 버릴까?... 망설이는 중이다.

 

밤에 비가내린다는 일기예보가 맞아 떨어지려는지 어두컴컴하게 구름이

몰려 오는데 내일아침 비가 그치면 밤 숲에나 가 봐야겠다.

비 온 뒤엔 알밤이 훨씬 더 많이 떨어지니까....

 

내 생각보다 더 빨리 다가 온 가을이 일상을 파고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