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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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주고 누릴려도 누릴 수 없는.... 1371.

혜 촌 2010. 1. 18.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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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밤나무 가지에 까치 한마리가 앉아서 졸고있다.

저놈도 나 처럼 되게 심심한건지 외로운건지 모르지만 그림은 좋다.

 

날이 좀 풀리긴 하였으나 한번 호되게 얼어버린 산수(山水)가 겨우 눈물방울이나

흘리고 있는 걸 보니 산 아랫쪽에선 조금씩 녹아가는 모양인데 산 위의 그늘에는

얼음이 그대로 있는 것 같다.

며칠만 계속 따뜻해주면 어느정도 녹아 아이스케끼 같은 물 고드름이 되어

내려올텐데 기다리는 수 밖에는 도리가 없다.

선녀 때문에 기다리는데는 이미 도사급 수준이 되었지만....

 

이제 슬슬 고로쇠 물 받을 준비를 해야하는데 휴대폰도 안되고 칼 바람 부는

산 골짜기에 혼자 올라 가 작업하는게 마음에 걸리는지 날 잡아서 같이 올라가자고

집사람이 대못을 박는데 그렇다고 집사람까지 고생시킬려니 미안스러워

부산에 있는 후배놈을 살살 꼬시고 있다.

도시에서 빈둥거리며 놀지말고 농장에 와서 나 하고 놀자고....ㅎ 

 

하긴 고로쇠 물 받는데 좀 도와주더라도 저 맑은 하늘, 청정한 공기를 마시며

까치구경 하는것도 나쁘지는 않을꺼다.

돈 주고 누릴려도 누릴 수 없는 자연의 품 속이니까....

 

오늘따라 하늘이 너무 곱다.